성계의 전기Ⅱ - 아브리얼의 눈물 (★★★★☆)


감독 : 나가오카 아스치카
원작 : 모리오카 히로유키
제작 : WOWOW / SUNRISE
제작년도 : 2001년

작품 소개
생략 ( '성계의 문장' 포스트를 참조바람 )

초반 줄거리
아브는 3년 전, '인류통합체'에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 전쟁을 감행한다. 그 선봉에 선 비보스 제독은 거침없이 진군하여 많은 성계를 차지한다. 그러나 빼앗은 곳을 임시적으로 다스릴 영주가 턱없이 부족했다. 라피르와 진트는 그 덕분에 영주와 영주 대행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하나의 별을 맡게 된다.

하지만 이 별은 갖가지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의 수용소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개의 세력으로 나뉘어 분쟁을 계속 하고 있는 지역이었다. 이 암울한 별에 미련이 없는 교도관들과 여성들은 이주하기를 희망하고, 나머지 세력에서는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한다. 사상 최대의 이주 계획이 진행되는 동안 여성죄수들을 잡기 위한 반란이 일어나게 되고, 진트는 이주 계획에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그 별에 남는다. 하지만 반란군에 의해 납치된 그의 생사는 알 길이 없는데...

감상 포인트
드디어 성계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역시 이 작품의 백미는 라피르와 진트 사이의 묘한 기류를 즐기는 것이리라. 하지만 지금까지 아쉬움이 남았던 이유는 극적인 드라마 요소의 부재 때문일 것이다. 1990년 '사랑과 영혼' 이라는 멜로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소재의 힘이었다. 인류가 탄생하고 멸종할 때까지 결코 사라지지 않을 소재는 '로맨스'일 것이다. 종족의 생존과 번식의 기본이 되는 본능과 관련된 감정 아니던가? 그만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기를 끌 수 있다는 말이다. '로맨스' 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소설, 영화, 드라마를 살펴보면 감정의 폭발이 존재한다. 인기작이라면 말이다. 설정이 극적일수록 독자와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의 폭은 더욱 커질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사랑과 영혼'에서 남자 주인공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 사랑하는 연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정해진 시간 동안 남녀는 최대한의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익살맞은 말이지만, 로맨스는 새드엔딩 일수록 기억에 남는 법이다.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이 후광(?)을 등에 지고 하늘로 사라지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품은 갈증을 풀어주는 느낌을 주었다. 진트는 반란에 말려들어 납치를 당하게 된다. 라피르는 그에 크게 분노하여 그를 구하고 싶지만, 그녀는 제국의 황족. 아브리얼이라는 이름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수만의 백성들을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런저런 고난을 헤치고 이주민들을 수송하는 데에 성공한다. 하지만 정작 그녀에게 신경 쓰이는 것은 수만의 백성이 아니라 단 한 명의 목숨이었다. 황족으로서의 의무와 개인의 감정 사이에서 고뇌를 하는 라피르.

'성계의 문장' 때의 소년, 소녀가 이제는 성인이 되었다. 서로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둘이 같이 있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그들은 진정한 의미로서의 성인이 되어 간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결국 한 점에서 만나는 그리움. 그런 의미에서 아브리얼의 눈물 한 방울은 그만한 값어치가 있으리라.

마지막으로 우리의 스폴 제독. 이번 작품에서도 멋지게 나오신다. 가히 성계 시리즈 최고의 누님. ^^

평점 : ★★★★☆

애니 엿보기





4명의 지도자들


나른해 보이는 스폴 제독. 역시 멋있으십니다 누님.


반란이 일어났다.

배신자

눈에서 불이 난다.


인질로 잡힌 진트

스폴 누님. 대담하시기도 하셔라.

여성 범죄자들. 필사의 탈출

진트를 위한 요리


진트 백작이 어딨는 줄 알고 있다고?

진트..진트..


아브리얼의 눈물


씨익 ^^

by 乾坤無雙 | 2007/10/15 01:18 | My Animation | 트랙백 | 덧글(1)

성계의 전기 - 소년과 소녀의 재회, 그러나... (★★★★)

감독 : 나가오카 아스치카
원작 : 모리오카 히로유키
제작 : WOWOW / SUNRISE
제작년도 : 2000년

작품 소개
생략 ( '성계의 문장' 포스트를 참조바람 )

초반 줄거리
스파그노프 전투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전개된다. 왕족과 귀족의 의무를 다 하고자 하는 라피르와 진트는 3년 만에 다시 만난다. 황족과 귀족의 위치가 아닌, 함장과 주계열익 상사의 관계로 말이다. 그들이 다시 만났지만, 국제 정세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3년 전, 인류통합체의 침입을 잊지 않고 있는 '아브에 의한 인류제국'은 인류통합체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그 와중에 라피르가 맡고 있는 돌격함 '바스로일' 역시 전쟁에 참전하게 되는데..

감상 포인트
새침한 라피르와 어수룩한 진트가 재회하게 되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전작과 많이 달라졌다. 우연한 계기로 서로 만나서, 믿고 의지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전작과는 달리, 이번 작품은 전장이 주 무대가 된다. 주인공들에겐 항상 시련이 존재하는 법. 바스로일은 무수한 위험을 넘나들며 사투를 벌인다. 자신을 구해주었던 동료가 어느 순간 집중 포화를 받고 쓰러지고, 라피르는 자신의 어깨에 많은 생명이 달려 있다는 생각에 강박감을 가지게 된다. 더불어서 이 드넓은 우주에서 자신은 미미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번뇌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에겐 우수한 수하이자 친구인 진트가 있었으니, 그가 항상 그녀 옆에 지키고 있었다. 바보같이 실실거리는 진트이지만 자신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는 것을 알게 되는 라피르. 보기만 해도 흐뭇해질 것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기본적으로 성계간 전쟁이다. 덕분에 수많은 군인들, 아군과 적군들이 애니상에 등장한다. 전작에 비해서 약간은 시점 정리가 안 되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라피르와 진트의 여행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던 '성계의 문장'과는 달리 이 작품은 테두리가 너무 클 수밖에 없다. 덕분에 가끔씩 지루하다거나 집중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군 관계자들 간의 미묘한 감정 싸움은 가끔씩 이해하기가 힘들 뿐더러, 명확히 결말이 지어지는 것도 아니다. 전작에 비해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은 이러한 이유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재미들도 속속 등장한다. 바스로일의 승무원들은 모두 개성이 확실하고, 알게 모르게 끈끈한 유대감으로  묶여 있다. 특히 에크류아를 눈여겨 두길 바란다. 얼굴을 봐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폭격 수준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성계 시리즈 최고의 누님(?)인 스폴 제독. 일본의 오타쿠들이 보게 된다면 여왕님이라고 숭배하지 마지않을 캐릭터이다. 사실, 작화도 예쁘고, 성우도 섹시하고, 어디로 톡톡 튈 지 알 수 없는 매력적인 여인이다. 이번 작품은 많은 조연들이 빛내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진트와 라피르의 애정 전선 역시 빼놓을 수 없겠지.

평가 : ★★★★

  애니 엿보기



무슨 말을 하는거지?

라피르의 보기드문 새침한 표정

우리의 누님 스폴 제독. 멋지지요.

이 누님도 다시 나오시는군요.

바스로일의 승무원들

다정한 모습. 염장질이구만.


치열한 전투


이것은 무슨 므흣한 광경이란 말인가? 걸리면 어쩔려구..

걸렸구나..(....)

훈훈한 장면

레스토랑인가?

관문 통과 광경

비보스 제독 형제. 쌍둥이다.

라피르..그 옷 입고 이상한 포즈를 취하는 것이냐?


비장한 장면이다.




바스로일의 마지막



^^


 
  보너스 컷

이..이건...( '')

에크류아의 어릴 적. 동물원이냐?

꽃단장한 라피르

헉...발그레..

저 뿌연 증기 뒤로 보이는 것은????? .....

이 누님은 왜 또 발그레 모드?

라피르의 어릴 적 놀이

귀여운 고양이? 누구 고양이일까?

마지막은...





이..이게 뭐냐?




by 乾坤無雙 | 2007/10/14 01:24 | My Animation | 트랙백 | 덧글(2)

성계의 문장 - 소년과 소녀의 만남 (★★★★☆)



감독 : 나가오카 아스치카
원작 : 모리오카 히로유키
제작 : WOWOW / SUNRISE
제작년도 : 1999년

 작품 설명
 원작자인 모리오카 히로유키는 1993년 "spice"라는 작품으로 SF매너진 독자상을 수상한 실력을 가진 작가이다. 1996년 <성계의 문장>을 통해 장편 분야에 데뷔하게 되고, 이 작품은 <성계의 문장> , <성계의 전기> 등의 시리즈로 이어져 나가게 된다. 방대한 스케일의 스페이스 오페라와 같은 SF로 팬들에게 크게 어필하였으며, 국내에는 총 5권 완결의 <은하전기> 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성계의 문장>을 시작으로 <성계의 전기 시리즈>로 이어지며 장편으로 제작되었다.

 초반 줄거리
 "아브에 의한 인류제국"에 항복한 마틴 행성의 정부의 수좌 록 린(Rock Lynn)은 마틴의 대우주 방어시스템의 통제를 제국에 넘겨주며 백작의 작위를 받는다. 그 외아들 진트(Ghintec)는 아브 성계군 수기관으로 향하는 제국의 순찰함 고슬로스에서 제국의 왕녀 라피르(Lamhirh)를 만난다.
 그러나 고슬로스는 인류통합체의 기습을 받게 되고, 진트와 라피르는 스파그노프 성계로 향하게 된다. 알 수 없는 운명의 흐름에 따라 만난 두 명의 행로는 문안하지만은 않고, 둘만의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는데...

 감상 포인트
 소년과 소녀는 운명적으로 만났다.
 어릴 적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진트와 대 제국의 왕녀인 라피르.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그들이었지만, 인연은 필연이 되어간다. 항상 만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오만한 라피르이지만, 진트와의 여행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에 눈을 뜨게 된다. 항상 라피르를 염려하는 진트,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서툰 라피르. 그들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수많은 군상들의 감정이 얽히고 섥혀있는 스페이스(space)의 세계로 떠나 보자.

 "라피르, 넌 여전히 거짓말이 서투르구나.
  그래도 기뻐. 또 네 곁에 있을 수 있으니까.
  난 늙겠지. 수명도 너에 비해 반 밖에 되지 않아.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네 곁에 있겠어.
  네가 비취의 옥좌에 앉는 그 때,
  또는 평면 우주에서 꺾일 그 때,
  난 반드시 네 곁에 있어 보이겠어.
  그것이 나의 의지다.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미래다."
     - 진트의 독백 中 -

 평점 : ★★★★☆

  애니 엿보기


소년은 무엇을 보았을까?

소년과 소녀의 첫 만남

그냥 멋있어서 한 컷

이건 공포의 외인구단????

예쁜 누님...하지만..

고슬로스의 최후

비열한 놈. 하지만 불쌍한 놈이다

라피르 Fury Mode

이것들이 염장질이네

윽. 추락한다.

뭔가 포스가 넘치는 모임

라피르. 내 손을 잡아.

근데 라피르가 왜 저렇게 변했을까?

아니 이 사람은 누구야?


전쟁이다.
군인들이구나.

손들어 !!

헐. 이건..

비틀거리는 라피르. 애처롭구나.

위기의 주인공들

여행이 끝나고. 행복해 보이는구나.



  보너스 샷




by 乾坤無雙 | 2007/10/12 00:46 | My Animation | 트랙백 | 덧글(0)

몽키턴 (Monky Turn) - 경정의 세계 (★★★★)

감독 : 아키야마 카츠히토
원작 : 카와이 카츠토시
제작 : OLM / TV 도쿄

원작은 카와이 카츠토시의 몽키턴이라는 만화이다. 생각보다 유명하지 않은 만화이지만, 보기드문 소재를 차용하여 친절한 설명을 곁들은 그 작품은 꽤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몇 년째 후속권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본인 역시 흥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2~3년쯤 되었으리라.

이 작품은 2기, 50화의 장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몽키턴 25완, 몽키턴 V 25완)
국내에서는 도입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뿐더러, 경마와 같은 도박의 성향이 짙은 스포츠로 이미지화 되어 있는 경정. 레이스신을 전부 CG로 처리했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눈에 거슬리지는 않았다. 레이싱 장르에서 속도감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애니메로는 사이버 포뮬러 시리즈가 있다. 이 경우 시속 600 이상 나온다는 설정임에 비교하면 몽키턴이 표현하는 속도감은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만 50화나 되는 장편을 몰아서 보다보면 계속 반복되는 레이싱 장면에 약간의 지루감을 느낄 염려가 있다는 것이 단점.

초반 줄거리
스포츠물이 통상 그렇듯이 '하타노 겐지'라는 재능있는 열혈청년이 주인공이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끼고 야구 선수가 되는 것을 단념한다. 그러다가 담임 선생의 권유와 고교 OG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하기와라 마코토의 플레이를 보고 경정 선수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처음 탄 페어 보트의 매력에 심취된 그에게선 숨겨져 있던 재능이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소꿉친구이자 여자친구인 우부가타 스미의 성원에 힘입어 경정 선수 양성 기관인 모토스 연수소에 입학하게 된다.

연수소를 졸업한 그는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기 위해, 엄하기로 소문난 사부 코이케 선수의 지도를 받으며 맹훈련을 거듭한다. 한편 연수소 시절 라이벌이었던 도구치는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마침내 겐지는 SG클래스의 선배들마저 제치고 도구치와 신인 리그 우승전에서 만나게 되고...

감상 포인트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앞 부분, 즉 연수소 시절의 이야기를 대부분 생략하고 시작한다. 앞 부분 만이라도 원작을 본 후에 감상한다면 재미가 두 배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누가 빨리 들어오느냐 하는 것을 겨루는 레이싱이지만, 경정에서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경기장의 수질은 물론이거니와 사용하는 모터는 추첨을 하여 뽑기 때문에 예선 도중에 모터의 성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 이유 때문에 경정선수들은 모두 수준급의 모터정비술과 펠러 제작술을 겸비해야 한다. 단순한 속도 겨루기에 치우치기보다는 여러가지의 변수가 혼합되면서 단조로움을 많이 삭감하고 있다.

게다가 주인공의 라이벌인 도구치를 비롯하여, 경정왕 에노키, 사부인 코이케 등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드라마적인 요소를 증가시킨다. 여자친구인 스미의 일편단심...부러운 놈.

마지막으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스포츠물이지만 개그도 충실하다. 스미와 하타노의 친구인 아리사. 여자이지만, 겉으로 봐서는 우주인과 같은 외양과 엽기적인 사상을 소유한 여인이다. 중간중간에 삽입된 개그를 만끽하면서 시원한 속도감을 느껴보길 바란다.

평점 : ★★★★



  보너스 개그샷









by 乾坤無雙 | 2007/10/11 03:40 | My Animation | 트랙백 | 덧글(1)

쟁천구패 <임준욱>



작가명 : 임준욱 
작품명 : 쟁천구패
출판사 : 청어람


임준욱. 그는 사랑의 마술사이다. 어떻게 하면 멋지게 사랑할 수 있을지를 가르쳐 주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 인도하는 길잡이이기도 하다. 작가들은 모두 고유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는 맡지 못하지만 주변인들은 누구나 알아챌 수 있는 체취와도 같은. 비릿하지만 뜨거운 핏물이 흐르는 붉은색. 드넓은 창공과 끝없는 바다와 같은 푸른색. 보고만 있어도 따스해지는 노란색. 기타등등 수많은 빛깔들이 작가들의 글에 묻어난다. 

작가 임준욱의 글은 따스하다. 그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정(情)이라는 화두가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안는다. 저 하늘을 비추는 둥근 보름달이 심장으로 파고드는 아늑함을 느끼게 한다. 절대적인 선(善)과 절대적인 악(惡)이 없는, 인간냄새가 나는 세계를 그린다. 나는 그래서 임준욱이라는 작가를 사랑한다. 

노자가 주장했던 처세철학 중에 "세상과 다투지 않고 조용히 편안함을 추구하라"는 대목이 있다. 그의 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다. 천리(天理)를 거스르지 않고 안빈낙도(安貧樂道)하고자 할 뿐이다.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되 바람이 가만히 두질 않지만 허허 웃을 뿐이다. 그들의 눈엔 고통받는 민초들이 보인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구제하려고 하지 않는다. 물이 흐르는 대로 놓아두는 것이 무리가 없음을 알기 때문일까? 따스한 눈길로 그들을 바라볼 뿐이다. 

그.러.나...여기서 이단아가 하나 탄생한다. 
쟁천구패(爭天求覇). 하늘과 싸워서 패도를 구한다니, 웅심(雄心)에 가득 찬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고개를 한번 갸우뚱하게 된다. 임준욱 작가와는 배치되는 빛깔을 가진 이 제목이 뜻하는 바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쟁천구패의 주인공 우쟁천은 어려서부터 거친 삶을 살아왔다. 떠돌이 무인인 아버지 아래서 낭인들과 살을 부대끼며 밑바닥 인생을 경험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할머니의 죽음과 함께 세상이 더없이 비정함을 깨닫게 된다. 쟁천이의 눈 앞에 보이는 세상은 더이상 푸르른 빛이 아니다. 잔혹하고도 비정한 검붉은빛 세상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쟁천이는 결심한다. 이 불합리한 세상을 깨부시고 홍락의 세상을 열기로. 우쟁천은 난세에 뛰어들어 스스로의 힘으로 패도(覇道)를 구하려 한다. 여기에서 쟁천이 다른 주인공들과는 확연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쟁천은 패도(覇道)와 왕도(王道)는 결국 같은 것이라고 한다. 맹자는 패도란 현실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므로 왕도와는 다른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작가는 우쟁천의 언행을 통해 그것에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바람의 검심에 등장하는 시대의 사무라이 '사이토 하지메'가 항상 부르짖는 말이 있다. "악즉참(惡卽斬)" 악인 하나를 베어 백명의 의인을 구한다는 지극히 이성(?)적인 생각이다. 사이토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성리학이 도입된 이후에 왕도와 패도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논란이 계속되었다. 그런 도중에 기존의 문제는 달나라로 붕 떠버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이론만 수북해졌다. 하지만 정착 민초들이 필요로 했던 것은 먹을 수 있는 쌀 한 톨과 힘있는 자로부터의 보호였을 따름이다. 

손자들은 굶어 죽어가고, 아들은 징병이라는 명목으로 끌려가 돌아오지 않는다. 혹여 도적떼라도 들이닥치게 되면 여인들은 무차별하게 강간을 당하고, 남자들은 학살을 당한다. 이 잿빛의 하늘 아래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랑과 증오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이다. 세상의 분진에 덜 찌든 백성들은 그만큼 감정에 충실하다. 우쟁천은 그들을 이해하고 감싸안기로 한다. 대신에 이들을 괴롭히는 썩어빠진 강자들을 가차없이 베어간다. 사자패도왕 우쟁천. 약자들을 위해 신명나게 칼춤을 추기 시작한다. 

복건을 통일하고 천하로 눈을 돌린 홍락방의 앞에는 거대한 적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강한 힘을 가진 자만이 베풀 권리가 있지. 홍락방은 계속 싸워야만 했다. 쟁천이는 친한 친구마저 자기 손으로 베어버리며, 하늘을 향해 앙천광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묻혀가며 이룬 홍락천하. 그 길의 마지막까지 따라가본 끝에 본인은 비로소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뫼비우스의 띠를 아는가? 2차원의 띠가 한 번 꼬여 3차원이 되었듯이, 피(血)와 정(情)은 괴이하게도 한 곳에서 만나 있었다. 민초들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 백가현에 대한 애틋한 애정, 고승도에 대한 존경, 그 외에 모든 지인들에 대한 감정. 우쟁천의 칼질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혼원당의 여곤과 나누었던 대화도, 왕자 주우탱과 나누었던 대화도 결국엔 인간의 행복을 위함이 아니던가. 시선을 달리 하고 다시보니, 임준욱 고유의 색깔이 눈에 들어왔다. 항상 서러운 일을 당해야만 했던 약자의 입장에서 한 시도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아아..쟁천이는 이단아가 아니었다. 여전히 노란빛을 띠고 있는 작가 임준욱의 아들이었다. 

음악을 들으며 길을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치인들에게 쟁천구패를 보여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국민들을 이끄는 입장에서 응당 생각해봐야 할 화두들이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은가? 그리고 반문해 보리라. 당신들이 쟁천이보다 나은 지도자이냐고. 홍락 대한민국을 위해 당신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느냐고. 

무협 하나를 읽고 이렇듯 파생되는 생각들을 돌아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작가 임준욱. 개인적으로 세 손가락에 꼽는 무협 작가이다. 그가 쟁천이와는 또 다른 아들을 소개시켜주길 기대하며 간단한 감상글을 마감하고자 한다. 

by 乾坤無雙 | 2007/10/02 02:56 | 武俠 / Fantasy | 트랙백 | 덧글(2)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